'Breathe.' 브리드 제 10호🥳
축하해주세요! 그랑핸드 뉴스레터 <Breathe 브리드>가 벌써 10번째 레터를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뉴스레터라는 것을 시작하기 전에는 이거 매달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해야하나 고민도 많았고, 재미도 감동도, 구독자도 없을까봐 정말 많이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께서 진심으로 좋아해주시고, 또 진지하게 읽어봐주시고, 피드백도 주셔서 요즘 너무 행복합니다. 그래서 욕심을 부렸는지 이번 호는 분량이 꽤 길어요. (그래서 다음 달엔 쉬엄쉬엄 갈 예정..) 느긋하게 무르익어가는 열매처럼 이번 10호를 천천히 즐겨주세요. 그랑핸드의 세번째 향 이야기는 ‘VIOLETTE’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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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about VIOLETTE.
비올레뜨는 2017년 9월에 출시된 향입니다. 최근에 다섯 살이 되었네요. 비올레뜨의 테마는 '나르시시즘'이었습니다. 비올레뜨의 또 다른 버전의 향 설명글은 별도의 이야기가 아닌, 처음 비올레뜨를 출시했을 때 작성했던 원고를 조금 수정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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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딴 생각에 잠긴 듯한, 왠지 모르게 비밀스러운, 고급스럽고 화려한 취향을 당당히 드러내는, 자신이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걸 잘 알고 있는, 언제나 나른한 느낌의, 보라색이 어울리는, 타인의 시선과 생각은 상관하지 않는 태도…. 그녀는 언제나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자기도취자(Narcissist)의 모습이었다. 때로는 타인의 삶의 방식, 패션이나 취향, 물건, 심지어 성격마저도 모두 좋아 보이고 탐이 나지만 그중 무엇 하나 내 것 같지 않을 때가 있다. 하지만 그녀는 단 한 번의 고민이나 후회 없이 쉽고 명료하게 자신을 만들어갔고, 그 모습은 누구보다 자유롭고 자연스러웠다. 세상에는 나의 정체성을 보여줄 공간이 넘치도록 많고, 우리는 진짜 나의 모습과 타인에게 보이기 원하는 나의 모습 사이의 모호함 속에 살고 있다. 진정한 나르시시즘은 타자의 욕망을 따르거나, 대변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진짜 욕망을 분명히 알고 그것에 솔직한 모습일 것이다. 시간이 흘러 언젠가 육체는 늙고 주름지더라도 영원히 늙지 않는 나 자신을 향한 순수한 사랑. 오직 그것으로 이루어진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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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레뜨는 그랑핸드의 향 중에서 가장 묘하고 매혹적인 느낌의 향인 것 같아요. 꽃향기 같으면서 풀 향 같기도 하고, 가벼운 듯 무겁고, 밝은 듯 어딘가 씁쓸한데, 또 포근하기도 합니다. 첫 향은 티 리프의 쌉싸름한 스파이시와 로즈마리가 어우러져 상쾌하고 맑게 드러납니다. 보랏빛 라일락의 플로럴 허니 향이 뒤이어 바람에 날리 듯 자연스럽게 다가오면 밑에서부터 파우더리한 꽃향기가 서서히 피어 나오기 시작합니다. 베이스 노트의 머스크와 샌달우드가 부드럽고 은은하게 향을 지속시켜주며 애플 블로썸의 싱그러운 프루티 플로럴 노트와 라일락의 블랜딩은 파우더리 특유의 무게감을 없애고 전체적인 밸런스를 잡아줍니다. 약간은 성숙한 느낌으로 요즘 같은 쌀쌀한 날씨에 가장 잘 울리는 향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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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그랑핸드가 생각하는 VIOLETTE.
개인적인 느낌🤔
- 박찬욱 감독의 영화에 나오는 벽지 같은 향. 영화 <화차>의 '차경선', <헤어질 결심>의 '서래'같은 부류의 여자가 생각난다. 마음을 뺏길 만큼 매혹적이게 다가왔다가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사라져 버리는, 도통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고 그래서 잊을 수 없는 느낌.
-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지금 같은 계절에 어울릴 것 같다고 선물해 주면 매우 좋아할 것 같다.
- 우리 누나가 좀 뿌리고 다녔으면 좋겠다.
- 포켓몬 진화 과정에 비유하자면 이상해씨(릴리 오웬) > 이상해풀(수지 살몬) > 이상해꽃(비올레뜨)이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차가운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시원하면서도 포근한 느낌이다. 시원한 허브 향으로 시작해 은은한 나무 향으로 마무리되는데, 체온으로 이불 속이 따뜻해지는 달콤함도 가졌다.
- 향에서 보라색이 느껴진다는 말이 딱 드러맞는 향이라고 생각했다. 차분한 로즈마리, 찻잎 향이 너무 쓰지 않고 부드럽게 느껴져 요즘처럼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에 참 예쁜 향인 것 같다.
- 원래는 섬유 유연제처럼 포근한 향으로 인식했는데, 립제이 님이 좋아하신다는 걸 안 뒤로 갑자기 세상 힙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 '보랏빛'의 후각화. 어딘가 신비스럽기도 하고, 이름 자체에서부터 향의 컬러감이 들어있지만 제일 다채로운 향이 느껴져 어떻게 보면 본색을 숨기고 있는 향 같다.
기억나는 에피소드💬
- 향 스토리에 적힌 '고양이'에 꽂혀서 시향을 요청하시는 분이 많다. 북촌점에서는 '고양이'를 다양한 나라의 언어로 들어볼 수 있다.
- 입사하고 엄마에게 처음으로 선물해 드린 향. 최근에 뿌리고 미용실에 가셨다가 미용실 원장님께 같은 향으로 3병이나 영업하셨다고 연락이 왔다.
- 비올레뜨만 5년 넘게 사용한다고 하셨던 고객님. 주변 지인분들은 모두 자신을 비올레뜨 향으로 기억하고 있으니 단종되면 안 된다고 당부하고 가셨다.
- 헬스 트레이너 같은 포스를 풍기며 큰 운동 가방을 들고 내점하셨던 남성 고객님 3분. 럼버잭같은 섹시한 느낌을 찾는다고 하셨다가 비올레뜨 시향 후 부드러운 매력에 빠져 운동복에 사용하실 거라며 세 분 모두 비올레뜨로 구매해 가셨다.
- 시향 해드릴 때마다 "정말 향에서 보라색이 나요!(?)"라며 신기해하시는 고객님 반응을 볼 때마다 마치 처음 비올레뜨를 맡았을 때 내 모습 같아서 웃기면서 뿌듯하다.
- 분위기가 어울려서 추천해 드렸는데, 시향 하시고는 절대 취향이 아니라며 찌푸리고 시향지를 내려놓으신 고객님. 이후 잔향이 너무 좋다며 수줍게 구매해가셨다. 우리 고객님들은 다 귀엽다..
추천 사용법(과 TMI)✨
- 단독으로 사용하기 싫은 날에는 저는 항상 ROLAND롤랑이랑 레이어링 해서 사용해요. 비올레뜨의 차분함과 롤랑의 달콤함, 부드러운 일랑일랑의 향이 섞여 더욱 묘한 분위기가 됩니다.
- 저는 개인적으로 SUSIE SALMON수지 살몬과 함께 레이어링 하면 더욱 풍성한 꽃향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아해요. 은방울꽃, 자스민, 프리지아의 순수한 느낌과 라일락의 성숙한 느낌까지 다 가져가버렷
- 묵직한 느낌을 원하신다면 KYUJANG규장과 레이어링 해보세요. 플로럴한 우디향으로 중성적인 느낌을 연출하실 수 있습니다.
- 임상 실험 결과 MARINE ORCHID마린 오키드를 좋아하시는 고객님의 90%는 비올레뜨도 좋아해 주십니다(?)
- 여행 갈 때 캐리어나 가방에 비올레뜨 사쉐를 꼭 넣어가세요. 여행 내내 집에서 빨래한 듯한 뽀송함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 휴일에 땀을 흘리며 집 청소를 끝낸 후, 비올레뜨를 집 공간과 침구류에 분사한 뒤 샤워하고 나오면 그게 그렇게 좋더라고요.
- 디퓨저로 집들이나 신혼부부 선물로 거의 실패하지 않는 가장 호불호가 없는 향이에요. 의외로 남성분들이 좋아해주세요!
- 사쉐로 사용하시면 은근 향이 오래갑니다..!
- 플로럴한데 남자가 써도 괜찮냐고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저희 아부지 최애향입니다..
- 바이올렛이라고 읽었다고 민망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도 그랬거든요! (웨게너와 토잇 벌트)
Playlist🎧
VIOLETTE하면 생각나는 음악들.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비올레뜨와 찰떡인 노래는 무엇인가요? 좋은 노래를 알고 계시다면 독자투고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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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zanne Vega - Tom's Diner (Acapella Vers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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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otte Gainsbourg - 5: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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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official Shop 언오피셜 숍 신제품 입고!
한 달에 딱 하루 열리는 그랑핸드 공식 굿즈숍, 언오피셜 숍에 새로운 제품들이 입고 되었습니다! 어떤 제품들인지 확인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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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GRANHAND. Postcard Book | 그랑핸드 엽서집
그랑핸드만의 시선으로 바라본 일상이 담긴 필름사진으로 구성된 엽서집이에요. 아끼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할 때, 또는 공간을 꾸미고 싶을 때 한 장씩 뜯어서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특히 그랑핸드 제품을 지인들께 자주 선물하시는 분들이라면 엽서와 함께 더욱 특별한 선물로 완성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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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SUSIE SALMON Ring | 수지 살몬 반지
SUSIE SALMON 수지 살몬의 이름이 새겨진 반지입니다. 인장 반지를 닮은 볼드한 형태에, 투명하지만 차분한 컬러로 계절과 상관없이 어떤 코디에도 매력적인 포인트가 되어줍니다. 소량 제작되었으니 평수 수지 살몬 향을 좋아하신 분들이라면 절대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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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co Bag | 에코백
그랑핸드의 향 이름들이 프린트 된 에코백입니다. 살짝 톤 다운된 뉴트럴한 컬러, 가슬거리는 얇은 내추럴 원단, 살짝 작은 사이즈로 평범한 에코백과는 전혀 다른 매력이 있는 가방이에요. 평범한 에코백이 지겨우신 분들게 서브 백으로 추천드립니다. 팀 그랑핸드가 가장 애용하는 굿즈 중 하나에요! 한정수량에 재생산 계획이 없으니 소장하실 분들은 서둘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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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에 영감을 주는 유튜브 채널 6
여러분의 유튜브 구독 페이지엔 어떤 채널들이 있나요? 동물과 음식, 유머 관련 채널은 꼭 들어있을 것 같아요.(저희도 그렇거든요..☺️) 때로는 평소 잘 몰랐던 분야나, 낯설고 어려울 수 있지만 그만큼 나의 감각을 확장시켜줄 새로운 콘텐츠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 그랑핸드가 추천하는 일상에 영감을 주는 유튜브 채널들을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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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Deutsche Grammophon
유튜브의 발전으로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평생 가볼 일 없는 엄청난 무대와 공연, 연주를 방구석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도이치 그라모폰은 1898년에 세워진 독일 클래식 레이블로 그 명성에 걸맞게 유튜브 채널에서도 수준 높은 클래식 공연과 음반, 뮤직비디오 를 감상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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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DAVID LYNCH THEATER
컬트의 귀재라고 불리는 미국의 영화감독 데이빗 린치의 개인 채널로, 매일 LA의 날씨를 예보하는 영상 하나와 아무 의미없는 랜덤한 숫자를 뽑는 영상 하나를 업로드 하고있다. 무려 2020년 5월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도대체 왜 이러는걸까 싶지만 의외로 사람들은 이 반복적으로 올라오는 단순한 영상에 각자 다양한 감동과 재미를 느끼고 의미를 부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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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透明愛好家tomei
‘투명애호가’라는 이름의 푸드 아티스트의 채널로 각종 투명한 젤리류의 디저트를 만드는 과정을 예술에 가깝게 촬영한다. 영상의 컬러감, 구도, 사용하는 소품, 음악까지 극강의 투명함을 담아내려는 채널 운영자의 지독함(?)을 느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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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양혜규 梁慧圭
세계적인 설치미술가인 양혜규 작가의 채널로 단순히 작가의 작품을 정적으로 촬영한 것이 아니라 내가 실제 전시장에 관람객으로 돌아다니면서 감상하는 기분이 들게 한다. 현장감있는 영상으로 오히려 더 작품을 풍부하게 느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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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BBC Music
영국하면 음식음악, 음악하면 케이팝영국! BBC에서 운영하는 음악 전문 채널로 글래스톤베리 공연 뿐만 아니라 동시대 가장 영향력있는 뮤지션들의 각종 라이브 공연을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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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mma chamberlain
유일하게 꾸준히 보는 브이로그 채널. 미국의 10대가 사랑하는, SNS가 낳은 셀럽인 엠마 체임벌린의 놀라울 정도로 솔직하고 꾸밈없는 일상을 보여준다. 작위적인 연출이 부담스러운 여러 브이로그 채널이나 완벽하게 편집된 일상만 보여주는 다른 인플루언서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자유로움과 자연스러움이 매력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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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각으로 읽는 사진:
Laura Letinsky 로라 레틴스키
후각으로 시각예술을 감상할 순 없을까요? 그랑핸드와 함께라면 가능합니다. 캐나다의 사진작가 ‘ 로라 레틴스키'의 작업을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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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ing Up Next:
Komfortabel 공식 1호점 오픈 예정
10월에는 콤포타블의 정식 매장이 오픈합니다. 새로운 메뉴와 디저트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많이 기대해주세요. 도산점을 제외한 그랑핸드 전매장에서는 현재 5만원 이상 구매고객님께 복권처럼 사용하는 스크래치 쿠폰을 나눠 드리고 있어요! 오픈하면 와주셔서 커피도 즐기고 저희의 새로운 출발도 축하해주시기 바랍니다. 위치는 안국역 근처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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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드에 ‘향’과 관련된 여러분들의 자유로운 글을 보내주세요. 향기, 냄새에 얽힌 개인적인 사연이나 향에 대한 여러분만의 생각, 그랑핸드의 향을 통해 떠오른 느낌, 나만의 상상과 이야기 등 향과 관련된 것이라면 무엇이든, 어떤 형태의 글이든 좋습니다. 좋은 글은 이따금 선정하여 브리드나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해 드릴 예정이오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필수 기재 사항: 메일 제목에 '독자투고' 기재
- 선택 기재 사항: SNS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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